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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매거진 2022.07

날짜
2022/07/01
태그
ktx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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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크로스터스

가격 아메리카노 5500원 슈가라테 6000원 테이스팅 세트 7000원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서전로58번길 115인스타그램 @werk.roasters

커피라는 멋진 여정

2018년부터 전포동 골목을 지켜 온 ‘베르크로스터스’가 지난봄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벽면을 가로지르는 전광판과 미끈한 스테인리스스틸 선반이 흡사 공항의 출국 심사대를 떠오르게 하는데, 입구에서 QR코드를 인식해 ‘주문 가이드’를 따르는 일련의 과정마저 탑승 수속 절차처럼 엄정하다. 우선 블랙과 화이트, 두 계열의 메뉴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이때 블랙은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필터 커피를, 화이트는 라테와 슈가라테를 아우른다. 이것저것 두루 맛보고 싶은 이에겐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테 중 두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테이스팅 세트가 제격이다. 메뉴를 고른 뒤엔 8종의 원두 중 하나를 택한다. 자신의 직감을 믿기 어렵다면 조언을 구해 본다. 스스로를 ‘베르커’라 지칭하는 이곳의 커피 전문가들이 입맛에 꼭 맞는 원두를 판별해 줄 것이다. 가령 ‘서핑 베이비’ 블렌드는 이 계절에 어울리는 쾌활한 향미를 지녔다고 귀띔하는 식이다. 주문 뒤엔 짧은 기다림이 이어지지만, 베르커의 바지런한 손놀림을 구경하느라 지루할 틈은 없다. 커피를 건네받곤 널찍한 2층으로 올라간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 느릿한 음악이 드리운 공간에 앉아 커피 한잔의 충만감을 음미하는 일뿐이다.